[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강래 기자] ‘탱크’ 최경주는 잭 니클라우스의 골프 레슨서인 '나의 길, 골프'를 스승 삼아 완도 해변의 모래사장에서 골프를 익혔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프로골퍼가 됐다. 독학으로 골프를 익히는 과정은 나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었다고 회고했다.
지난 해 말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KOREA의 우수 지도자에 선정된 이승민 프로(32)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골프 교습가의 꿈을 이뤘다. 이 프로는 골프와 별 인연이 없는 성남 풍생고의 평범한 인문계 학생이었다. 초등학생 때 잠깐 취미로 골프채를 쥐어 본 경험밖에 없는 이 프로는 2011년 강원도 횡성에 문을 연 한국골프대학에 1기생으로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골프의 길을 걷게 됐다.
군복무 후 일본의 용품사인 ㈜프로기아 한국지점에서 인턴과 정직원으로 5년간 근무한 이 프로는 클럽 피팅과 수리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하면서 골프에 몰입하게 된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스승인 부치 하먼의 레슨 영상 레슨을 100번 이상 돌려 보며 골프의 기본을 익힌 이 프로는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골프 레슨을 해주며 골프 교습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
이 프로를 골프 교습가로 이끈 결정적인 인물은 로리 매킬로이였다. 자신과 비슷한 체형 임에도 장타를 펑펑 날리는 매킬로이에 매료된 이 프로는 그의 클럽별 스윙을 5년간 연구하고 분석하며 골프의 깊이를 더해가게 됐다. 이 프로는 급기야 2020년 12월 백제CC에서 열린 USGTF 실기 테스트를 통과하며 프로 라이센스를 손에 넣었다. 이 프로는 당시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훈련해 온 보상을 받기 시작하는구나!”란 생각에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 프로는 현재 서울 잠실의 제임스짐과 논현동의 골프 에비뉴를 오가며 골프 레슨을 하고 있다. 대략 60~70명의 회원들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본인이 독학으로 골프를 익혔기에 비기너들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아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용품사 근무시 익힌 골프 피팅 실력으로 회원들에게 적합한 클럽 정보를 알려주고 있는 점도 호평받고 있다.
그가 권하는 피팅의 기본은 ‘오버 피팅을 하지 말라’이다. 클럽이 버겁지 않아야 부드러운 스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하게 클럽 스피드를 올리는 피팅이 이나라 정타가 나올 수 있는 피팅을 권하고 있다. 회원 개개인의 체형이나 스윙에 맞게 입사각이나 발사각, 킥 포인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언해 주고 있다.
이 프로는 신규 회원이 오면 구력과 라운드 경험, 레슨 경험, 골프에 대한 고민과 목표 등 학습자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한 후 그에 맞는 맞춤 레슨을 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고객별 스윙 일지를 작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데이터가 쌓이면서 대학교수들의 강의 노트처럼 레슨의 비법 노트가 됐다. 다양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레슨의 기초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는 또한 기술적인 면 뿐 아니라 골프 룰과 에티켓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특히 골프의 정신인 정직을 강조한다. 골프는 내 스스로 심판이 되어 정직하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은 그의 꿈과 관련이 있다. 이 프로의 꿈은 ‘골프 레슨계의 김창옥이 되는 것’이다. 앞으로 꾸준히 내공을 쌓아 대한민국 골퍼들의 삶에 힘을 주는 강연을 하고 싶단다.